“전력소비 10년 새 51% 급증”…K전력기업, 호주시장 진출 ‘잰걸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August 31일, PM 03:44

(오른쪽부터)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대사, 데이비드 스메일스 오스넷 CEO가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효성중공업)
(오른쪽부터)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 제프 로빈슨 주한 호주대사, 데이비드 스메일스 오스넷 CEO가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효성중공업)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호주 전력시장이 국내 전력 인프라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석탄발전 퇴장과 재생에너지 전환까지 맞물리면서다. 북미 전력시장 호황의 수혜를 누려온 국내 기업들도 초고압 변압기와 케이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앞세워 호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호주 에너지시장운영기관(AEMO)이 최근 발간한 ‘2026 국가전력시장 전력수급 기회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국가전력시장(NEM)의 전체 전력소비량은 2025~2026년 204.2테라와트시(TWh)에서 2035~2036년 308.4TWh로 약 51% 증가할 전망이다. NEM은 호주 동부와 남부 지역을 연결해 발전·송전·전력거래를 운영하는 전력시장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는 같은 기간 약 5TWh에서 34TWh로 7배 가까이 늘고, 전체 NEM 운영 전력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에서 13%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향후 10년간 약 13기가와트(GW) 규모의 석탄발전은 순차적으로 퇴장한다. 빈자리를 재생에너지로 채우기 위한 송전망과 ESS 등 전력 인프라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호주 정부는 200억호주달러 규모의 ‘리와이어링 더 네이션’(Rewiring the Nation·국가 전력망 재정비) 사업을 통해 전력망 확충을 지원하고 있다. AEMO에 따르면 현재 확정 또는 유력 단계에 들어간 발전·저장 프로젝트만 약 40GW에 달한다.

이 같은 시장 확대는 국내 전력 인프라 기업에 새로운 수주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북미에 집중됐던 전력기기 호황이 호주로 확산하면서 시장 다변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7월 호주 빅토리아주 송전망 운영사 오스넷(AusNet)과 약 31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리액터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5년간 오스넷에 초고압 전력기기를 독점 공급한다. 호주 초고압 변압기 시장 점유율 1위인 효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현지 입지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지 ESS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3월 퀸즐랜드주 탕캄 지역에 100MW/200MWh급 ESS를 구축하는 1425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했다. 설계·조달·시공(EPC)을 모두 맡아 2027년 말 상업운전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전선이 호주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포설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이 호주에서 초고압 케이블을 포설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도 AI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전력망 투자 수혜를 받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7월 호주 송전망 운영사 트랜스그리드가 발주한 약 450억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호주에서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사업으로, 330킬로볼트(kV)급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턴키 방식으로 수행한다.

대한전선은 앞서 호주에서 330kV급 초고압 전력망인 ‘파워링 시드니 퓨처’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며 현지 사업 경험을 쌓았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늘어날수록 이를 주요 소비지역과 연결하는 초고압 케이블 수요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전력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북미에 이어 국내 전력기기·전선업체의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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