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숨결로 완성된 우주를 여행하는 시간"…'구정아: 우스모스' 展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August 31일, PM 01:42

31일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구정아 작가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08.31. © 뉴스1 김정한 기자

구정아 작가의 국내 미술관 최대 규모 개인전 '우스모스(OUSSSMOS)'가 오는 9월 5일부터 12월 27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펼쳐진다. 30여년간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온 이번 무대는 1990년대 초기작부터 새롭게 제작된 대형 신작까지 약 35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31일 리움미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구정아 작가는 "우스모스란 어릴 적 만든 단어 '우스'(OUSSS)에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를 결합해 만든 개념"이라며 "고정된 뜻 대신 서로 다른 사물, 힘, 기억이 만나 관계를 만드는 유동하는 세계를 뜻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실내 전시장을 넘어 미술관 로비와 고미술 상설전시실, 외부 벽면 틈새까지 공간 전체를 거대한 예술 무대로 바꾼다. 특히 눈에 잘 띄지 않는 미세한 힘이나 가벼운 사물에 주목해 온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관람객은 정해진 동선대로 빠르게 관람하는 대신, 미술관 구석구석에 숨겨진 작품들을 천천히 발견하며 자신만의 속도로 감상해야 한다.

'구정아: 우스모스' 展 전시전경. 2026.08.31. © 뉴스1 김정한 기자

로비에는 스케이트 파크의 곡선을 응용한 대형 야광 구조물 '그라비타'가 설치되어 어둠 속에서 푸른 빛을 발산한다. M2 전시실에는 수학적 무한대 기호를 거대한 입체로 구현한 신작 '모비우스'를 비롯해 자기장과 중력을 시각화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한 30년 가까운 세월을 품은 연필심 탑부터 향기, 사운드, 빛처럼 형태가 없는 요소들까지 전시장 전반에 은은하게 스며든다.

특히 2005년부터 이어 온 1001점 규모의 드로잉 상자 연작 'R'이 이번에 처음으로 전체 규모로 공개된다. 다만 모든 작품이 한 번에 드러나지 않고 기간에 따라 교체되거나 상자 속에 일부 담겨 있어 방문할 때마다 색다른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고미술 유물 사이에 무심하게 떠 있는 자기장 돌이나 외부 옹벽 틈에 숨겨진 크리스털 조각들은 일상적인 공간을 완전히 낯선 장소로 탈바꿈시킨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작가의 제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머물지 않고, 저마다의 상상을 보태어 온전한 세계를 완성하는 시공간이다. 작품마다 완결된 형태 속에도 여백을 남겨둔 것은, 관람자가 스스로의 호흡으로 빈틈을 채우도록 이끈 작가의 깊은 배려다.

'구정아: 우스모스' 展 전시전경. 2026.08.31. © 뉴스1 김정한 기자


전시를 기획한 김성원 부관장은 "오랜 세월 동안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작가의 태도가 오늘날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화려한 스펙터클 속에서 놓치기 쉬운 주변의 미세한 존재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기회다. 전시 기간 중 관련 학술 강연과 큐레이터 토크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구정아는 영국, 프랑스 등지를 오가며 회화, 조각, 설치, 증강현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가다. 빛, 온도, 향, 소리 같은 비물질적 요소를 활용해 다감각적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흔드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는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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