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구형했는데 한학자 징역 2년…"윤영호가 주도", 공소기각도

사회

뉴스1,

2026년 August 31일, PM 05:03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 선고를 받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2026.8.31 © 뉴스1 김명섭 기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나왔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한 총재에게 총 징역 13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보다 크게 낮은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31일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는 한 총재가 구속 기소된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나온 결론이다.

당초 특검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한 총재에게 징역 총 13년을 구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의 선고가 특검 구형에 비해 낮아진 데는 우선 일부 혐의가 공소 기각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소 기각은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이다.

재판부는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의 증거인멸교사 혐의 △통일교 산하기관 자금과 관련된 업무상 횡령 일부 혐의 △한 총재와 정 전 실장, 윤영호 전 본부장의 해외 정치인 선거비용 명목 금품 교부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공소 기각했다.

이들 범행은 특검법이 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다른 수사 대상 사건과 합리적 관련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한 총재와 정 전 실장이 2022년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취득한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특검의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공소 기각했다.

한 총재와 정 전 실장, 윤 전 본부장이 국민의힘 쪼개기 후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통일교 계좌에서 각 지부장의 계좌로 돈이 이체됐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자금이 비자금으로 조성됐다거나 불법영득의사가 표현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죄로 인정된 혐의에서도 재판부는 한 총재의 공모와 승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을 주도한 인물은 윤 전 본부장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특검은 한 총재를 통일교 주요 사무의 '최종적 의사결정권자' 혹은 정교유착의 '최종 수혜자'로 규정했다.

재판부도 한 총재가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제공하고 쪼개기 후원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고가의 금품 제공 과정을 '승인'한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양형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범행은 윤 전 본부장이 주도적으로 계획했다"며 "한 총재의 대략적인 승인을 받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재가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통일교의 교세와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들었다.

한 총재가 피해금을 모두 통일교에 변제했고, 통일교가 한 총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한 총재가 종교 지도자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평생 노력한 점 등도 한 총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다만 한 총재가 통일교의 정점에 있으면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측과의 접촉 과정에 일부 관여했고, 권 전 의원에게 1억 원을 제공한 데 이어 국민의힘 후원과 김 여사 금품 제공 등을 승인한 책임은 무겁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총재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축소하고 윤 전 본부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인 점을 짚으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결국 재판부는 한 총재가 승인한 정교유착 범행의 중대성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혐의를 공소기각 혹은 무죄 판결하는 동시에, 범행의 실행 주체를 윤 전 본부장으로 판단한 점 등을 종합해 한 총재에게 특검 구형량보다 낮은 총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 총재 측은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특검팀은 판결문을 분석한 후 항소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정 전 실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윤 전 본부장에 대해선 징역 6개월을,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 이 모 씨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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