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하거나 생계형 범죄라면 '조건부 기소유예'…檢 기준 재정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August 31일, PM 03:54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검찰이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극히 낮은 범죄나 생계형 범죄를 대상으로 다양한 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처벌가치가 낮은 경미한 사안에 대해 범행 경위, 사안의 경중, 사회적 약자 배려 등 양형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건 처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결정이다.

대검찰청.(사진=뉴스1)
대검찰청.(사진=뉴스1)
대검찰청은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기준을 정비하고, 처벌은 자제하면서도 범죄예방 및 근절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다양한 조건부 기소유예를 활용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에 관한 지침’을 제정·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지침은 대상 범죄를 특정 죄명으로 제한하지 않고, 현행 모든 기소유예 처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 등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처분에 앞서 고의나 과실 인정 여부와 유죄의 충분한 증거 유무를 철저히 심사함으로써 억울한 피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처분의 근거가 되는 양형자료가 충실히 수집될 수 있도록 한단 취지다.

또 범행의 동기, 피의자가 처한 환경, 사회적 약자 해당 여부 등을 비롯한 처벌 필요성의 구체적 판단기준을 유형화해 상세히 제시함으로써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법익침해가 경미하거나 공익적 관점에서 형사처벌의 필요성이 극히 낮거나, 검찰시민위원회 심의 결과 일반 국민들이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경우 자백이나 피해회복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단순한 선처에 그치기보다 일정 수준의 사회적 제재가 필요한 경우에는 성인인 피의자의 동의 하에 8~16시간 자발적인 사회봉사활동을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했다.

더불어 △동종전력이 없는 경미한 저작권·상표권 침해사범은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전문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게 함으로써 재범을 예방하고 △생계형 범죄자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직업훈련·취업알선·허그일자리 등 프로그램을 제공해 자립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조건 이행의 기한을 설정하고 불이행 및 불성실 이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위탁기관으로부터 불이행 결과를 통보받을 경우 사건을 재기하여 처벌하는 등 실효성 있는 사후 관리체계도 구축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지침 시행을 계기로 형사사법 절차 전반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법질서 확립과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범죄예방과 재범 방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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